합정만화연구학회 5

2023년 올해의 합정만화상

2023년 올해의 합정만화상을 발표합니다 합정만화연구학회는 지난 2020년부터 ‘올해의 합정만화상’을 연말마다 발표해왔다. 매년마다 선정작을 발표하면서 공지를 통해 ‘이 작품들이 더 많은 독자에게 읽히길 바란다’는 마음을 밝혀왔지만, 이번 ‘2023 올해의 합정만화상’에서는 좀 더 실천적인 형태로 선정 작업을 재정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. 대다수의 작품 선정이 1차적으로는 선정위원들의 투표를 통해서 작품을 선별하고는 있지만, 그렇게 추려낸 작품들의 의미를 우리는 얼마나 잘 짚고 있었는가. 매년 선정 기준과 방식을 강화하고 있지만, 형식에 신경쓰는 이상으로 선정의 대상이 된 만화들을 깊이 있게 이야기해 왔는가. 매년 해당 작품이 최종 선정에 이르게 된 변을 기재하고 있지만, 몇 줄에 불과한 서술로 작품의 의..

2023 합정만화상 선정작 웹툰 <순정 히포크라테스> 리뷰 (조익상)

‘사람 고쳐 쓰는’ 이야기로 읽기 “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.” 속담도 아닌데 너무 잘 알려진 말이다. 거의 진리처럼, 마치 법칙처럼 사회 속에 스며든 이 말을 정돈하면 이런 의미다. ‘사람의 부정적 특성 혹은 본성은 고쳐지지 않는다.’ 과거 어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또 같은 잘못을 저지를 것이며, 그것은 고쳐지지 않는 부정적 특성 혹은 본성 때문이다. 이 생각은 사건 보도 등 여러 사례를 통해 실체성을 획득한다. 전과자가 더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보다는, 2범이 되고 3범이 되는 것이 뉴스가 되기 때문이다. 이렇게 어떤 재범이 뉴스가 되면 “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”라는 말의 무게감도 더해진다. 한 사람의 사례를 통해 모든 사람의 일반 법칙이 도출되는 마법이 일어나고야 만다. 하지만 인물의 성..

학회원들의 글 2023.12.31

2023 합정만화상 선정작 웹툰 <순정 히포크라테스> 리뷰 (조경숙)

망가진 세계의 틈새에서 사랑을 말하는 법 : 웹툰 세계는 끔찍하게 망가져 있다. 특히 여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가혹한 모습으로. 사람들은 1초도 채 되지 않는 영상에서 캐릭터의 손가락 모양을 잡아내어 페미니스트라 밝힌 이에게 퇴사를 종용하고, 짧은 머리를 하고 있으니 페미니스트라며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. 채용에서는 남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도 떨어지기 십상이고, 애써 입사하더라도 승진하기 어렵다. 잘 알려진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곳도 아직은 많다. 우리 사회는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여자들의 발목을 붙잡고 그들의 진로를 방해하는 모양으로 굳어져 있다. 여자들은 자신을 찾아내기 위해 스스로를 독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관성과도,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과도 싸워야 한다. 웹툰 ..

학회원들의 글 2023.12.31

<웹툰 내비게이션>×<그리고, 터지다> 하프&하프 북토크 후기

합정에서 안하는 합정만화연구학회 합동 하프&하프 북토크 ×가 7월 27일 저녁 7시 4.16연대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. (이김)은 지난해 10월 발간됐으며 합정만화연구학회 회원인 조경숙, 조익상, 박범기, 성상민이 함께 쓴 책입니다. 내비게이션이라는 제목답게 웹툰이라는 세계를 잘 모르지만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안내서입니다. (파시클)는 나온 지 딱 한 달된 책이고, 합정만화연구학회 회원이자 인권기록활동가인 박희정이 처음 혼자 쓴 책입니다. 여성만화가 5명을 인터뷰해 여성의 삶, 노동, 창작에 관해 이야기합니다. 마치 짜 맞춘 듯 커버의 색마저도 네이비와 핑크인 두 책이 만났으니, 합동 북토크는 운명이 아니겠습니까! 만화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흐르는 시간을 그리며, 합정만화연..

학회원들의 책 2023.07.31

⟪그리고, 터지다⟫ 납득할 수 없는 세계를 터뜨리고 새로 피워내는 여성 만화가 5인의 이야기

합정만화연구학회 박희정 학회원의 신간 를 소개합니다. 한동안 만화를 떠나있었으면서도 나는 자신을 만화인이라고 생각했다.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인권기록의 현장에서 얻은 시선을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. 만화의 너른 세계 어디쯤에서 세상이 준 지도와 불화하고 있을 이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썼다.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렇다. 만화의 세계에서는 누구나 자기 말을 가질 자격이 있다. 그러니 당신의 이야기를 그리면 된다. 나는 그 이야기를 기다린다. 이 책에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준 만화가 이하진, 다드래기, 송송이, 국무영, 소만(천정연) 씨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. 자기 가슴을 터트려버리는 대신, 기어이 자기 말을 터트리는 여자들이 세계를 새로 쓴다...

학회원들의 책 2023.06.30